라오가 눈을 떠보니 엄마가 빙긋이 웃고 있었습니다.
“밥먹어야지. 라오야.”
“어…, 엄마…”
“그래, 무슨 잠을 그리 곤히 자니? 아휴 이 땀좀 봐.”
엄마는 라오의 머리와 목덜미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엄마, 저 꿈을 꿨어요.”
“꿈?”
“그래요 엄마, 자면서 깨어 있을 때하고 똑같이 행동하는 것 말이에요.
방금까지 그 꿈을 꿨어요. 제가 처음으로 꿈을 꿨단 말이에요. 그런데
엄마가 깨우는 바람에…… 난 그애 이름도 모른단 말이에요. 아이,
어쩌면 좋지?”
라오는 곧 울 것 처럼 눈물을 글썽이면서 엄마를 바라봤습니다.
“그애라니?”
“머리를 땋아내린 여자애 말이에요.”
“여자애라고?”
“그래요. 꿈속에서 머리를 땋아내린 어떤 여자애를 만나서 이야기를 했
어요. 그러다 그애의 이름이 뭔지 물어보려는 순간, 엄마가 나를 깨워버
린 거에요. 아이참, 어쩌지?”
엄마는 그런 라오를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라오야, 난 네가 말하는 꿈이란게 뭔지도, 네가 말하는 여자애도 누굴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구나. 하지만 내가 널 깨운 것이 마치 아주 큰 잘
못을 한 것 처럼 여겨지는구나.”
“엄마, 짜증 부려서 미안해요. 제가 꾼 꿈이 너무 아쉬워서 그래요. 그런
데, 엄마는 정말 꿈을 꾼 적이 없나요?”
그때였습니다. 아랫층에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라오야, 어멈아 수프가 다 식어간다. 뭐하고 있냐? 어서 내려오지 않구.”
“네에, 내려가요. 자, 라오야, 할아버지가 부르신다. 나 먼저 내려갈태니
바로 내려오려무나. 알았지?”
엄마는 라오의 이마에 가볍게 뽀뽀를 해준 뒤에 방문을 닫고 아래층으로 내려
갔습니다. 라오는 잠시동안 혼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서 밥을 먹기 위해 아랫층으로 내려갔습니다.
계단에 나 있는 창문으로 바깥에 어스름한 땅거미가 깔리고 있는 것이 보였습
니다. 잠을 꽤 오랫동안 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