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텔레토비'가 남긴 교훈

어제 아침 혼곤한 잠에서 깨어나 TV를 틀어 ‘꼬꼬마 텔레토비’를 보았다.
그동안 신문지상과 여러사람의 입을 통해 꽤 유명하게 회자되곤 했던 터라
어떤 프로그램인지 궁금해서 보게 됐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프로그램과 차
이가 있다면, 똑같은 장면을 두번씩 보여준다는데 있었다. 같은 장면을 한
번 더 보면서 느낀 것은, 한번 봤을 때는 놓치거나 잘 느끼지 못한 점을 두
번째 볼 때에는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어떤 사물을 볼 때, 그것
이 움직이는 사물인 경우에는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어떤 특정한 부분에
집중하게 되며, 그 특정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
는 경향이 있는데, 같은 장면을 다시 한번 보여주면, 기존에 인식했던 부분
이외의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내용 또한 무척 교육적이었는데, 어제 아침에 본 ‘꼬꼬마 텔레토
비’에서는 양계장을 하는 어머니를 도와, 달걀을 나르는 두 남매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거기서, 닭에게 주는 사료가 120그램씩이라는 것과 닭은 하루
16시간 동안 먹이를 먹고 하루에 한개씩 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꼬꼬마 텔레토비’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몸을 흔들어대며 뚱그적대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준다고 해서 지루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놓친 부분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나는 그 전날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다 본 ‘나는 이
상한 사람과 결혼했다’라는 비디오를 다시 한번 더 보았다. 그러자 정말 한
번 봤을 때 이해가 가지 않았던 장면이 이해가 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주인공 그랜트가 스마일 코퍼레이션 빌딩에서 유리창을 깨고 떨어졌을때, 나
비가 날라와서 그들을 구해주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때 그랜트가 나비를 ‘내 친구야’라고 했는데, 처음 봤을때는 저 나비가 대
체 어디서 날라온 것일까? 저것 역시 그랜트의 초능력의 산물일까? 생각했는
데, 두번째 볼때 그 나비는 다름 아닌 잔듸깎기 기계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
다(영화 초반에, 잔듸깍기 기계는 애벌레로 변하고, 그것이 나중에 변태과정
을 거쳐 나비가 된 것이었다.). 그전까지만해도 한번 본 영화는 다시 안보곤
했는데, ‘꼬꼬마 텔레토비’가 내게 안겨준 교훈은 제법 값진 것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늦게 일어나는 두목은 ‘꼬꼬마 텔레토비’를 못
볼찌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

그리고 오늘은 ‘마이티 아프로디테’를 보았다. 역시 우디 알렌에게 언어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마무리의
덧붙이기도 매끄러웠고, 뮤지컬 스타일의 첨가물도 분위기를 띄워주었다.

요 며칠간 잡식동물처럼 비디오를 섭렵하며, 문화의 소비자에서 문화의 생산
자로의 전환을 감히 꿈꿔본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인터넷은 개인에게 광범위
한 통신채널을 구축할 기회를 제공하며, 개개인이 하나 이상의 채널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 늘 즐거운 한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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