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우리로 다가간 호연군과 무서워 그리고 한빛은 과자를 먹기 위해 뒷발로 서 있는 갈색곰을 보았다.
“창살에 가려서 잘 안보이네.”
“응, 그러네.”
“곰이나 호랑이를 보려면 에버랜드가 제일이야” 무서워가 말했다.
아무래도 무서워를 위해서 놀이공원 할인혜택이 있는 카드를 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호연아, 저게 바로 곰이야”
“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엄마곰 아빠곰 아기곰, 아빠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아기곰은 너무 귀여워, 으쓱 으쓱 잘한다.”
갈색곰은 얼른 땅에 떨어진 과자를 주워먹었다.
무서워와 호연이는 이제 호랑이 우리로 갔다.
그런데 어슬렁거리던 호랑이가 갑자기 ‘어흥’하는 바람에 호연이가 눈물을 찔끔거렸다.
“와, 호랑이가 정말 ‘어흥’하고 우는구나”
“응, 온통 쩌렁쩌렁 울리네~”
호랑이 우리를 지나서 내려오는데 리프트를 타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다시 무서워의 눈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리프트를 타는 것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무서워에게 한빛이 한마디 했다.
“우리 저거 탈까? 근데… 와, 저거 요금이 한 사람당 4,000원이나 하네~ …. 타고 싶으면 타~”
“음…. 음….” 역시 무서워는 돈에 약했다.
몇번 아쉬운 듯이 리프트를 보다가 발길을 돌리고 만다.
불쌍한 무서워… 하지만 얼어죽는 것보다는 낫다. 게다가 리프트 타고 가다가 유모차 떨어뜨리면
어떡하라구 ㅠ.ㅠ
무서워와 호연이 그리고 한빛은 늑대우리를 거쳐서 준비해 간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을 먹는데도 호연이가 눈물을 계속 흘려대서, 생각해보니 추워서 그런 것을 그제야 알았다.
무서워가 모정을 발휘해서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주었다.
(나쁜 한빛…. 그러나 사실 한빛이 벗어준다는 걸 무서워가 자기가 벗겠다고 대신 벗어준 것이다.)
그 후 셋은 원숭이 우리로 가서 머리가 벗겨진 대머리 원숭이 아저씨를 봤는데,
갑자기 로랜드 고릴라가 강화플라스틱으로 된 창문을 폭탄터지듯이 때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원숭이를 본 호연이는 지난번처럼 좋아하지는 않았다. 지난번에는 꺅꺅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는데….
유인원관을 빠져나와 아프리카관에 들러 꿈쩍 않고 있는 악어를 본 뒤 폐장시간을 알리는 음악과
함께 동물원을 빠져나왔다. 한빛과 호연이가 코끼리 열차 정거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무서워가 코끼리 열차 표를 사가지고 오면서, 코끼리 열차 값이 올 때는 500원인데 갈 때는 600원이
라고 올 때하고 갈 때 값이 다르다고 흥분하는 거다. 한빛이 둘 다 600원이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래서 한빛이 주머니를 뒤적거려, 올 때 받았던 코끼리 열차표를 보여주자 그제야 “맞네~” 이런다.
나중에 알고보니 돌고래쇼 입장료가 500원이었던 것이다. 100원에 목숨거는 무서워의 모습을 보며
한빛은 속으로 “아, 이 여자도 결국 아줌마가 되가는구나… “하고 장탄식을 거듭했다.
마지막으로 지하철에 이르는 길 양쪽에 늘어선 뻔데기 아줌마들의 “뻔데기 5백원!” 소리에 무서워는
결국 50%세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뻔데기를 샀고 짭쪼롬한 뻔데기를 연신 오물거렸다.
그리고 “이거 하나 먹어볼래?”하면서 약을 올렸다.
“다음번엔 에버랜드에 가자”
“그래!”
집으로 향하는 세 사람의 뒷편으로 빨간 노을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 늘 즐거운 한빛.
P.S. 다음부턴 짧게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