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운동 시작하다.

오늘, 역사적인 좀더 줄여 말하면, 개인사적으로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것은 한빛이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산이라면 처다보기도 싫어하고 바다라면 발담그기도 싫어하는 나무늘보 한빛이
운동을 시작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월 4만원의 거금을 들여서 다른 운동도 아닌 헬스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려 3개월 선금을 내고 말이다.
이건 재작년 안양공설수영장을 한 달간 누빈 뒤, 2년간 운동을 하지 않았던 한빛에게 뭔가 계기가 있었음
을 짐작케 한다.
아마도 추측컨대 한빛이 운동을 시작하려 마음을 먹은 것은 다음과 같은 2가지의 사건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꺼다.
첫째 사건은 이 주쯤 전에 일어났다.
그날도 거나하게 밥을 먹고 배를 두드리던 한빛은 문득 “끕끕한 데 샤워나 한판 때려볼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빛이 욕실에 들어간 뒤 몇초 뒤 “헉~”하는 소리가 욕실벽을 따라 울려퍼졌다.
그리고 10분 뒤 평소와는 다르게 한빛은 중대한 결심을 한 표정으로 욕실을 나왔다.
그리고 몸을 닦는 둥 마는 둥 하더니만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무서워의 운동복을 입고서
먼지가 쌓이다못해 곰팡이가 피려는 운동화를 신더니만 대문을 박차고 달려나갔다.
그때 시간이 밤 11시 30분경…..
그리고 그 뒤 3일 동안 밤 11시 30분에 웬 벙거지같은 후드티를 뒤집어쓴 아저씨가 산본공원의 우레탄 트랙위를 힘차게 30여분간 달리는가 하더니 3일 이후에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둘째 사건은 며칠 전 한빛이 다니는 회사에서 5인 이상의 그룹을 만들면 헬스비를 절반 지원해주겠다는 소문이 퍼졌던 것이다.
며칠 지나서 소문은 사실로 변했고, 일군의 무리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게으르기로 소문난 한빛을 가장 먼저 영입대상으로 삼았는데, 그 이유는 한빛이 빠지면 5명을 채울 수 없다는 이유 뿐이었다. 그들은 한빛에게 운동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역설하고, 운동으로 얻는 이득에 대해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다. 결정적으로 한빛에게 가장 약한 부분인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월 4만원이면 껌값이라고 가치절하를 해가며 구두쇠 한빛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그리하야 한빛은 오늘 처음으로 난생 처음 헬스장이라는 곳, 고상하게 말해 스포츠 센터를 갔던 것이다.

“오늘이 처음이시죠? 이리로 오세요.” 이쁜 여자 코치가 한빛과 그의 동료에게 말했다.
“넹…” 한빛은 옷을 갈아입고 난 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자 그런데, 운동하시는 목적이 뭐죠? 뱃살을 빼시려구요? 아니면….?”
너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한빛은 뜨끔했지만 때마침 옆에 있던 동료가 대신 대답했다.
“그냥 건강한 몸을 만들려구요.”
“음, 그럼 유산소 운동을 해야하니깐 먼저 헬스 싸이클 부터 하세요. 자 타이머를 맞춰 드릴테니까 15분동안 패달을 밟으세요. 속도를 조절하려면 여기를 돌리면 되요. 어깨하고 허리는 곧게 펴시고 하셔야 운동이 되요.”
“넹~” 한빛과 그의 동료는 얌전한 양처럼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패달을 굴러댔다.
10여분 뒤…..
마지막 5분을 남겨놓고 한빛의 머리꼭대기에서는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5분 뒤….
음.. 다리에 알이 박혔다고 투덜대는 동료와 주르륵 흘러내린 땀을 닦는 한빛은 다시금 이쁘장한
코치 앞에 섰다.
“음.. 내일은 스트래칭을 하면서 다리를 찢을 꺼에요. 이제 이걸 할 차례인데요. TV에서 많이 보셨을 꺼에요.” 여자 코치가 가리킨 기계는 싸이클론이었다.
“이건 5분-10분-5분인데요. 처음 5분은 워밍업으로 약하게 다음 10분은 강하게 다음 5분은 거꾸로 돌리는 거에요. 한번 해보세요.”
“넹….” 다시 한빛고 그 동료는 열심히 패달을 밟았다.
좀 쉬려고 해도…. 어느새 뒤에 와서 “잘 되세요?”하고 물어보는 바람에 입에서 쇳내가 날때까지 굴러야 했다.
“자 이제 여기 누우세요.”
흠냐냐… 이제 한빛과 그의 동료는 빨간 고무 매트리스 위에 누워야 했다. 그리고 10번씩 윗몸 들기와 다리 들어올리기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했다.
“자 힘드시죠? 몸을 좀 풀어주시고 이제 자유롭게 하시고 싶은 것을 하세요.”
코치가 풀어주자마자 한빛과 그의 동료는 탈의실로 달려갔다.
그러면서 한마디…. 혼잣말처럼….
“웅… 우리는 스쿼시 하고 싶었는데… 히잉…”
그렇다! 사실은 자리가 날 때까지 헬스를 하자고 했던 것이 그만 녹초가 다 되버렸던 것이다.

자, 그렇다면….. 과연 내일 한빛은 스쿼시를 할 수 있을 것인가? ……. 그건 아무도 모른다.

– 늘 즐거운 한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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