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 그리고 무서워, 그리고 호연이는 도시락을 싼다, 옷을 입는다 등등을 하고
12시 반이 넘어서 집을 나섰다.
“우리 오늘 돌고래쇼 보자.”
“응? 돌고래쇼?”
“그래 지난번에 갔을때 못봤잖아.”
“그래요? 몇시에 하는데?”
“1:30, 3:00, 오늘은 공휴일이라 4:30분에도 하겠네~”
“그럼, 늦더라도 3시꺼는 볼 수 있겠네요.”
갑자기 무서워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간이유모차에 호연이를 태운 채, 들것을 들어 올리듯이 전철역 계단을 올라갔다.
무서워가 앞부분을 내가 뒷부분을 들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앞부분을 드는 것이 훨씬 무거운 거였다. 흐흐.
동물원으로 가는 전철 안은 한산했다. 호연이는 잠시 쫑알거리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드디어 서울대공원역, 무서워는 실없이 연신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아?”
“응!!!”
잠든 호연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코끼리 열차를 타러 광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양 옆에는
김밥이나 번데기를 파는 아줌마들이 “번데기 천원부터!, 김밥 천원!”을 연신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 무서워가 자꾸 그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사실 비밀 한가지를 말하자면, 무서워는 번데기라면 사족을 못쓴다.
(하지만 나는 번데기에 관한 쓰디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재작년 길가 트럭에서 파는 번데기를 무서워의
강권에 못이겨 몇마리 집어먹은 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식중독 증세를 보였던 것이다. 그 후로 나는
번데기를 입에 대지 않는다. 올해도 강남역의 모 중국집에 가서 굴짬뽕을 먹은 후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ㅠ.ㅠ)
“먹고 싶으면 사!”
“아냐, 안먹을래.”
“안먹을꺼면서 왜 자꾸 눈은 돌아가니. 하하”
“웅….. ( ^ ^; )”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며 옆을 보니 리프트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도 저거 타면 안되나?” 무서워가 갑자기 말문을 열었다.
“지금 타면 얼어죽어.”
“그래도 한번 타보고 싶다.”
“지난번 에버랜드 갔을때 타봤잖아.”
“그땐 그때구….”
“유모차 들고 호연이 안고 타리?”
“유모차 들고 탈 수 있어!”
“….. ( ^ ^; )”
이윽고 도착한 동물원, 공짜로 들어간다 싶어 기분이 묘했다.
무서워는 동물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돌고래 쇼는 어디서 해?”
“응, 여기서 하네~”(지도를 보여주며…)
“구래? 어서 가자”
마치 소풍나온 초등학생같이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기린도, 하마도 필요없다, 코끼리도 저리가라 오직 돌고래쇼다!
이런 모습이었다.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천천히 가도 돼.”
“아냐,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없을 지도 몰라. 어서 가요.”
(음… 돌고래쇼에 목숨걸었군… ^ ^; )
여전히 쿨쿨 잠들어 있는 호연이를 깨우지도 않고 기린 우리, 사슴 우리를 지나쳐
우리는 돌고래쇼를 보러 갔다.
( to be continue…. )
– 늘 즐거운 한빛.
이선영 (2003-03-06 21:43:27)
뒤의 얘기 언제 올라와요???? 넘 잼있어요~ 우리 신랑한테도 보여주고 싶군요… 빨랑 올려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