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휴일을 맞아(그것도 의도적으로 만든 휴일이지만)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포세시옹, 소유라는 악마’를 읽고 있
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쓸데없는 주절거림이 너무 귀찮
게 여겨졌다. 가령 이런 식이다. 목이 잘린 여자를 보고 스
탕달의 소설(적과 흑)을 떠올리며 ‘스탕달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처형된 애인에 대한 사랑에 사로잡혀, 몸에서 떨어
져나온 애인의 머리를 경건하게 받아드는 여자들이다.’라는
식의 서술을 하곤 한다. 이런 표현들은 그가 책을 많이 읽었
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하지만 소설에는 군더더기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다. 그가 움베르토 에코의 권유로 추리소설 형식
의 소설쓰기를 시작했다면 보다 많은 습작을 거듭해야 했지
않았나 싶다. 다른 소설과 달리 추리소설은 빠른 전개를 전
제로 한다. 비단 추리소설뿐 아니라 다른 소설을 읽다가 너
무 장황한 심리묘사에 지루함을 느낀다는 것은 그 책이 재미
없는 책이라는 말일 수도 있다. 물론 재미와 깊이는 다른 이
야기다. 좀더 읽어봐야 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차
라리 백과사전이나 잡학사전을 읽는 것이 나을 듯 하다.
– 늘 즐거운 한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