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택시를 타서 잠깐이지만 행복했습니다.
시간은 새벽 1시를 넘은 시간, 택시를 잡는데, 정차해 있는 택시들이 서 있기만 하고 제 앞으로는 안오더군요.
짧은 제 생각으로는 원래 택시가 손님이 부르면 서 있다가도 와야 하는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이쪽으로 오라고 몇번 손짓을 했지만 (정식 택지정류장도 아닌데) 서 있는 택시들은 1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를 움직여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무시하고 지나가시는 아저씨 택시를 일부러 잡았던 거에요.
아저씨는 제가 타자 마자 제게 물으셨죠.
“왜 서 있는 택시를 안 잡고 제 택시를 타셨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어 이렇게 저는 말씀드렸죠.
“원래 기회는 그것을 붙잡는 사람의 것 아닌가요?”
그 말에 아저씨는 “그건 그렇죠”하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있다가
“밤에 일하시기 힘드시죠?” 물었죠.
아저씨는 제게 “뭐 이게 지금 제 일인데요.”하며 말씀하셨죠.
저는 아저씨 얼굴이 궁금했습니다.
보통은 택시를 타도 운전자의 얼굴을 안쳐다보는 제가 아저씨 얼굴을 본 것은 저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사납금 채우시기 어떠세요?”
“사납금은 그런데로 채울 수 있구요. 보통 주간반에는 3~4만원, 야간반에는 할증이 붙어서 사납금도 그만큼 더 늘어나지만, 4~5만원 정도 손에 쥡니다 근데 어제는 12만원을 벌었어요.”
빙그레 웃는 모습이 좋아보였습니다.
“그런데 봉급제로 하면 좋지 않나요?”
“봉급제로 하면 부지런히 하는 사람은 괜찮은데, 그렇지 못하면 힘들어요. 여기는 하루벌어 하루먹고사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한달을 기다리기 힘들거든요.”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실례인줄 알지만, 그냥 묻고 싶어 물어보았습니다.
“어떻게 택시를 모시게 되셨어요?”
“원래 10년정도 공무원을 하다가 퇴직하고 사업을 하는데 거래선이 변경되서 사업을 접고 이 일을 하게 됐어요.
보통 택시를 타면 냄새가 나기도 하고 머리를 안 감아서 모자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그러지 않으려고 해요.
일단 제가 하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퇴근 후 어울려 회식을 마친 뒤의 귀가 길이라 열심히 사시는 아저씨게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저씨, 잘 되실 껍니다. 제 친구도 사업하다가 실패해서 한 3년정도 택시기사를 하면서 빚을 갚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정신과 병원 몇군데를 묶어서 홍보를 하면서 자기 밑에 의사들을 두고 재기에 성공했어요. 아저씨도 다시 일어서시고, 더욱 잘 되시길 빌어요,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손님들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면 힘이 돼요. 단지 한 마디지만 제게는 큰 힘이 됩니다. 저도 이 일을 오래 할 생각은 없어요. 손님도 최고의 복을 받으세요.”
아저씨와 저는 번갈아가면서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었지요.
“현재의 모습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미래의 나는 현재보다 더 나은 모습일 꺼니까요. 힘내세요.”
“손님은 사시는게 긍정적으로 사시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노력하려고 해요.”
“물컵에 물이 반만 담겼어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반응을 하죠. 어떤 사람은 물이 반밖에 안담겼네. 어떤 사람은 물이 반이나 남았네. 사실은 같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 관점의 차이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저씨, 잘 되시길 빌어요. 그리고 분명히 아저씨는 잘 되실 꺼에요. 고맙습니다. 잘 가세요.” 저는 차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걸어오면서 미처 아저씨께 하지 못한 말들이 제 속에서 쏟아져 나오지 뭐에요.
제게 더 할 말이 있었나 봐요.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고, 진주는 상처입은 조개 속에서 생겨나고, 아무리 비바람과 천둥번개가 치는 하늘이라도 그 뇌우 위에는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어요. 힘내세요.’라는 말 말이지요.
그리고는 3중고를 가진 헬렌켈러가 한 말까지 제 머릿속을 맴돌지 뭐에요.
“태양을 향해 얼굴을 돌리시오. 그러면 그림자는 없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마지막으로는 아저씨께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오늘 아저씨를 만나서 행복했어요.’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