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풍경

byc

사진은 4호선으로 갈아탄 뒤 지하철 마지막 칸에 실린 다른 사람들의 자전거들이다.
모두 고가의 로드 바이크들이다. 조금 특이한 것들이어서 그저 사진을 찍었을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

오늘 춘천 강촌에 다녀왔다. 다음주 일요일에 자전거 대회가 열리는데
사전 답사를 가는 분이 함께 가자고 해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이 아닌때, 탑승 인원이 많을 때, 자전거를 지하철에 싣는데는 눈치가 보인다는데 달리 방법이 없어서 가장 뒷칸에 타서 이동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모여서 차로 춘천까지 이동한 뒤, 코스를 돌아보는데 거의 4시간이 걸렸다.
다 돌아본 것은 아니고 총 40Km 중에 25Km정도를 돌았다.
가져간 자전거의 벨브가 부러져서 바람이 빠져버리는 통에, 대신 철티비를 강촌에서 5천원에 빌려서 돌았는데, 저단 기어가 먹지 않아서 중간에 몇차례 자전거를 끌고 언덕을 올라야 했다.
답사를 마치고 나니 근육통이 심하게 몰려왔다.

춘천 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서울까지 이동한 뒤, 합정역에서 집까지 바람 빠진 자전거를 싣고 돌아오는데, 노약자석에 앉아 계시던 왠 할아버지가 지하철에 자전거를 실어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느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바람에 기분이 좀 다운됐다. 게다가 죄송하다고 거듭 말씀 드리는데도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반복해서 황당하게도 “자전거를 싣고 타는 것이 대단한 것처럼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전거 전용칸을 만든다고 했지 아직 만들지도 않았는데 왜 자전거를 지하철에 실어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느냐. 당장 내려라.”고 소리를 치시는 것이다. 뭐라 하겠는가. 죄송하다고 다시 말할 수 밖에…..

중간에 어떤 아주머니가 시끄럽다고 말씀하셔서 좀 수그러드시긴 했지만, 핸드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으시더니 내리면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당당히 말씀하셨다. 참 열심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식의 약강강약을 싫어하기에 나는 “꾸짖으시니 행복하신가요?”라고 물어볼까 생각했지만, 이내 내리시는 그분께 “건강하세요. 어르신”이라는 말로 대신 짤막하게 인사를 드렸다. 그분은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실 것이기 때문에 말해봐야 소용 없기에.
아마도 전자처럼 물었다면 “너 때문에 불행하다.”라고 대답하셨을 지도…..

가끔씩 지하철에서 만나는 할아버지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화부터 내고보기’의 달인이시다. 그만큼 척박한 환경속에서 그분들이 살아왔다는 반증으로 여겨진다. 그분들은 그래서 사회에 대해서 할 말이 많다. 술 한잔 걸치시고 전임 대통령들을 욕하고, 무너지는 도덕(심지어 노약자석에 어린애가 앉아 있어도)에 분노하고, 대놓고 남을 꾸짖고 가르치려하는 분들이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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