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롯가에 앉아서….

내가 천리안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역사동호회에 들어와서 그동안 쌓인
글을 읽어보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글을 지우고 조용히 사라진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던 나의 습관이다. 내가 글을 지우고 그동안 안보인 것은 모든 사람의 뇌리
에서 나에 대한 생각이 서서히 사라지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광장을 피해 밀실에
숨어있고 싶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역사동호회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한빛이라는
작은 존재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글을 다시 쓰게 된 것은, 게시판의 글들을 지우며 ‘언젠가는 돌아오리
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한시도 역동을 떠난 적은 없었다. 언제나 마음
은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이들과 만남을 경험한다. 나 역시 살아오며 많은 사람들과 만
났다. 수많은 만남의 기회들 가운데, 통신을 통한 만남 중에서 비루기형을 만났고,
영희누나를 만났다. 그리고 그날 영희누나가 던진 질문, “역사를 뭐라고 생각하나
요?”라는 질문은 여전히 나에게 화두로 남아 있다. 푸른 채팅창을 통해 영희누나를
만난 그날밤 나는 역사동호회에 가입할 것을 결심했고, 다음날 영희누나를 찾아갔
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만나고 싶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는 과연 어
떤 이일까하는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조금은 엉뚱한 나의 모습에 혼자서 빙긋
거리며 영희누나를 만나러 갔고, 그때 영희누나는 내게 이철수님의 판화집 ‘소리하
나’를 선물로 건네주었다.

그때로부터 이어진 나의 역동생활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흔들리며 흘러갔다.
도둑을 맞고서 무서워 떠는 흥신소 직원을 그때 알게 되었고, 오프라인 모임을 통
해 마음이 따뜻한 여러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인사동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이야
기를 나누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역동에서는 다른 여타 모임들에서 느끼기 힘든 친밀감이 흐르는데, 이것은 다름아닌
사람들 내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일 것이다.

요즈음 게시판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다. 사실 나는 역동회원이면서도 답사에는 한번도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늘 마음에
미안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나는 역사동호회에 가입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
동호회에 무언가 보탬이 될 일을 하고 싶다.’ 하지만 여지껏 그 생각을 실천해본 적
이 없다. 이제는 말로만 사랑한다 하지 않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역동을 사랑하고 싶
다.

오늘은 이만…..

모두 행복하시길…..

– 늘 즐거운 한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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