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서랍장 IKEA Helmer 6단 서랍장 조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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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IKEA Helmer 6단 서랍장을 만들었다.”

레몬테라스를 들락거리며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국민서랍장이라는 IKEA Helmer 6단 서랍장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레몬테라스에서는 사람들이 괜찮다 싶으면, 그 물건(가구나 소품)에 대한 정보를 게시물을 올린 사람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구입한다. 그래서 그것을 본 다른 사람이 또 구입하는 루틴을 밟게 되고 이 집에 있는 가구나 소품이 다른 집에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유행이 한 차례 휩쓸고 가면, 국민책장, 국민조명이 탄생하는 것이다. 인테리어에서 피해야 할 대표적 몰개성화 현상인 것이다.)

어쨌건 내가 지어낸 말이긴 하지만 “필요는 충동구매의 어머니”란 말이 있듯이
정리의 여왕이라는 곤도 노리코를 뺨칠만한 적정한 수납을 위해 이 놈을 사기로 했다.

사이즈를 재보니 지금 어항이 놓여있는 1인용 학원 책상 아래에 쏙 들어갈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가격을 보니 음… 제법 괜찮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이음매가 보일게 뻔한 화이트보다는 블랙이 낫겠다 싶어 블랙으로 주문.
어제 도착한 놈을 옮기다보니 무게가 제법 만만치 않다. 이쯤에서 택배아저씨를 위한 묵념… 아니 아니 잠시 착각을 했다.
나의 사랑 전동드릴을 꺼내서 만반의 준비를 한 뒤 포장을 풀었다.
오, 매트한 블랙칼라. 뒤에서 후광이 비치누나.
하나 하나 부품을 꺼내어 늘어놓기 시작했다.

잠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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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IKEA 조립설명서 해독이 쉽다고 했던가.
크아악, 이건 아카데미 프라모델 조립설명서보다 어렵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1000피스 직소퍼즐을 짜맞추는 심정으로 설명서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를 속으로 욕하면서 조립을 해나갔다.

그럭저럭 조립을 해나가는 데,
아아, 바퀴를 달다가 성격 버리는 줄 알았다.
바퀴를 몸체와 연결하는 나사가 중간쯤 박히다가 더이상 안 박히는 것이었다.

헛도는 나사를 저속부터 단수를 늘려가며 박다가 나사산이 뭉게지기를 몇차례……..
나사를 바꿔가며 박으며 느낀 건, 이건 기술이 아니라 힘으로 누르며 강제로 박아야 하는 거였다.
그나마 전동드릴이 없었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니 생각하기 싫어졌다.
사람들이 왜 드릴 없이 손으로 IKEA 제품을 조립하고 몸살이 났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어찌됐건 종이접기 신공을 발휘해 철판을 이리접고 저리 끼우고 하며 만든 결과물은 위의 사진과 같다.
제법 주변과 어울린다.

끝으로 한마디 남기자면,

“신은 완전했기에 멋진 인간을 만들어냈지만, 인간은 불완전했기에 조립하기 힘든 IKEA 가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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