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UG.KR에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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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해서는 답글을 안쓰려했는데 씁니다. 위에 말씀하신 천체망원경 모두 비추천합니다. 값싼 중국산이나 이름없는 제품 사셔서 나중에 후회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드리죠.
1. 먼저 천체망원경을 사시기 전에 주변에 천체망원경을 가지신 분이 있으시면 보여달라고 하거나 스타파티에 참가하거나, 주변 천문관에 가서 직접 행성을 보시기 바랍니다.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 이상 안보이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114mm 반사망원경으로 9mm 접안렌즈를 끼고 목성을 봤을 때 2~3mm정도 크기로 밖에 안보입니다. 줄무늬도 서너개 정도 밖에 안보이고, 목성의 위성은 바늘로 콕콕 찍어놓은 점처럼 보입니다.) (대구경, 고가 장비가 아닌 이상, 위의 사진 크기로 절대 안보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망원경이라도 태양계 위성을 제외한 별은 모두 점으로 보입니다.)
2. 직접 천체망원경을 보시고 나서, 관련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천체망원경을 구입하려고 보면 마음만 급해져서 뭔가를 일단 사놓고 보자는 생각을 갖기 쉽습니다. 이럴때 올바른 판단을 위해 관련서적을 미리 읽어보시는게 좋습니다. 관련서적을 통해 기초지식을 먼저 가지는게 중요합니다. 한국사람들이 매뉴얼 안읽어보기로 유명하죠. 하지만 기본적인 지식은 반드시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을 좀 느긋하게 가지시고? 먼저 책을 두 권 읽어보시지요. 권할만한 책으로는 “아빠, 천체관측 떠나요”라는 책과 “오리온 자리에서 왼쪽으로”라는 책을 순서대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근처 도서관에도 있을 겁니다.) 전자는 초보자를 위해 천체관측에 대한 지식을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두번째 책은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70mm정도 되는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천체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천체관측을 하기 시작한 초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3. 자 이제, 천체망원경도 직접 보고, 책도 읽으셨다면, 망원경 구입 차례입니다. 미리 말씀드릴 것은 처음에 돈 좀 들여서 좋은 것을 사는 것을 권합니다. 안그러면 계속해서 장비병에 조금더 조금더 하다가 집안이 천체망원경으로 가득찰 수 있습니다. 먼저 어떤 목적으로 망원경을 사려는지 정하셔야 합니다. 가장 먼저 자동차 유무를 말씀드리는 것은 어느정도 크기 이상의 천체망원경은 집안에 설치해놓지 않는 이상 어두운 곳을 찾아가서 봐야 하는데, 이 경우 이동이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진촬영 하는 것은 제외하고 눈으로만 보는 것을 기준으로 추천드립니다.(사진촬영까지 한다면, 아래 망원경 중, 돕소니안식만 제외하시면 됩니다. 마운트는 경위대식은 아예 권하지 않습니다. 별이란게 계속 지구의 자전때문에 움직이는데, 경위대식으로 별을 쫒아가다보면 제대로 된 관측을 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값은 쌉니다.)
가. 자동차 있다.
가-1) 태양계 위성(달, 목성, 토성, 금성)을 주로 보고 싶다. -> 굴절식 망원경 중 90mm이상, 적도의식 마운트를 권합니다
가-2) 성운, 은하를 주로 보고 싶다. -> 반사식망원경중 130mm이상 적도의식 마운트를 추천합니다. 좀 비싸기는 하지만, 돕소니안 망원경도 좋습니다.
가-3) 별찾기 귀찮다. -> 오토드라이브가 달린 굴절식 또는 반사식 모델을 사용하세요.
나. 자동차 없다.
나-1) 난 경제적으로 간다. 차는 없지만 가지고 다니고 싶다. -> ETX-80AT를 권합니다.
나-2) 반사망원경에서는? -> 반사망원경에서는 부피와 가격대비 성능때문에 추천할 만한게 없네요.
나-3) 별찾기 귀찮다. -> ETX-80AT사세요. 욕심나시면 ETX-90PE이나 ETX-125PE를 사세요. 단 선명도는 굴절망원경에 비해 조금 떨어집니다.
나-4) 나는 자동차도 없고 가난하다. 그리고 경위대식 마운트도 상관 없다. 색수차 나는 것도 어느정도 참을 수 있다. -> 추천모델을 참고하세요.
4. 추천모델 미드(Meade)나 셀레스트론(Celestron)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그래도 이름있는 메이커고, 어느정도 AS도 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이름없는 메이커나 중국산 제발 사지마세요.)
가-1) 셀레스트론 AstroMaster 90EQ (426,000원) -> 업그레이드 하시려면 Omni XLT 150R (1,930,000원) 정도로… 이건 나중에 생각하시길.
가-2) 셀레스트론 AstroMaster 130EQ (402,000원) -> 업그레이드 하시려면 돕소니안쪽으로…
나-1, 3) 미드 ETX-80AT (423,000원), ETX-90PE(1,250,000원)이나 ETX-125PE(1,980,000원)
나-4) 미드 NG-70SM(123,650원), 셀레스트론 AstroMaster 70AZ(197,000원) ~ 미드 90AZ-ADR(288,000원), 셀레스트론 AstroMaster 90AZ (350,000원)
5. 결론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오토드라이브 달린 입문용 미드 ETX-80AT을 추천합니다. 좀, 무리를 하신다면 ETX-90PE나 이상급을 사시겠죠. 그런데 사시고 나면 욕심이 생겨서 어느덧 Celestron NexStar 6SE를 지르실지도 모릅니다. ㅎㅎ
6. 구입시 신품만 고집할 필요 없습니다. 상태좋은 중고를 이베이에서도 구할 수 있고,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중고로 구입하실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좀 받으셔서 중요한 체크포인트(부품이상유무, 구성품누락유무, 장비상태 등)를 챙기시기 바랍니다.
7. 여유가 되시면 접안렌즈 셋을 하나하나 늘려나가 보세요. 접안렌즈를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같은 배율에서도 시야가 훤하게 될 수 있습니다.
8. 마지막으로 말씀드리지만, 천체망원경으로 별보시려면, 부지런하셔야 합니다. 처음에는 몇번 보시다가 생업에 바빠서, 게을러서 일년에 한두번 볼까말까 하게 됩니다. 달 보는 것도 한달에 만월일때, 그믐일때는 제대로 못보고, 실제로 밤(8시~12시정도)에 달이 뜨는 때도 며칠 안됩니다. 때를 잘 못맞추는 거죠. 그러다 보면 이래저래 못보게 됩니다. 그러면 비싼 장비가 창고에서 푹푹 썩는거죠. 사놓고 많이 보세요. 친구들도 불러서 보여주고, 친척들도 불러서 보여주고, 마구 마구 보여주는 겁니다. 그래야 창고에서 안 썩습니다. (집에 3대나 썩히다가 1대 팔고 2대 남아 있다는….전설이…덜덜덜)
그럼 즐거운 천체관측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