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머릿 속으로 잠깐 계획을 세워보는데, 그 중에 오늘 점심시간 또는 저녁시간에는 무엇을 할 까를 생각해본다. 하루 중에서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보는 것인데, 요 며칠동안 해보니 재미가 있다. 가령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서 책을 고른다거나, 유니클로에 가서 3,900원짜리 옷을 산다거나 회사 근처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구경하는 것들이다. 이런 이벤트들은 오랜만에 묻어둔 스캔파일을 열어본다거나 MP3파일을 아이팟으로 옮긴다든지 하는 것이 아닌 뭔가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보는 것들이다.
이렇게 이동하면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는데,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는 어떤 날에는 신발만 본다거나 어떤 날에는 가방만 본다거나 하면서 그 사람에게 가장 어울릴만한 액서사리가 무엇일지도 생각해본다. 자투리 시간에는 다이어리를 정리하기도 하고, 새로운 노래를 연습하기도 한다.
점심시간에는 이따금 가게를 둘러보며 진열상태나 배치등을 살펴보고 Ice Breakers 신맛(Berry Splash & Strawberry)을 고르며 가장 싸게 파는 곳을 찾기도 하고, 자동결제기를 이용해서 결제를 해보기도 한다.
어제는 데보네어 드라이브라는 만화책을 주문했는데, 몇번을 고민했다. 과연 이 책을 사야 하는 것인지를.
일년 전 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책인데, 내용이 괜찮다고 하길래 빌려볼까 하고 수소문 해봤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보기 힘든 책이었다. 한번 읽고 말 수도 있는 건데, 대형서점에 가도 모두 비닐로 둘러싸놓아서 내용조차 볼 수 없게 만들어 놓지를 않나, 만화방에서는 소위 말하는 8000원 정도하는 소장본은 거의 가져다 놓지 않으니 이것을 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 3권으로 완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저지르고 말았다. 후회가 될지 조금 염려된다.
아들네미가 평소 꿈이 요리사라고 하더니 어제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두가지 꿈인데, 하나는 조각가이고(학교에서 조각칼로 뭔가를 조각했나본데, 친구들이 다들 잘했다고 했단다) 다른 하나는 만화가라고 한다(얼마전 ‘아서 팬 드래곤’이라는 주인공을 내세운 만화 한편을 그린적 있다. 이 역시 잘했다고 칭찬해준 적 있다. 어제는 중고서점에 들러 만화관련 책 두 권을 사주었다. 그랬더니 그러는 거다). 꿈이야 자주 바뀌겠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에 대해 말릴 생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