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하고 나서 의사선생님의 말,
“자연분만은 세사람이 참아야 하죠. 첫째, 산모가 참아야 하고, 둘째, 아기가
참아야 하고, (잠시 뜸을 들인 후) 세째, 의사가 참아야 하지요.” 후훗… 의
사가 참아야 한다는 말을 할때 간호사와 아내 그리고 나 모두 웃었다. “세 조
건 중 어느 하나라도 안맞으면 자연분만을 할 수 없죠.” 맞는 말이다. 자연분만
을 위해서는 산모는 출산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아기도 좁은 길을 뚫고 나
오기 위해 참아야 하고(만약 아기의 심장박동수가 120이하로 떨어지면 위험한
상태라고 한다.), 의사도 성급하게 메스를 대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어제 퇴원할 때 병원비 계산을 하는데, 예전에 헌혈했던 헌혈증서 5장을 제시
하며 계산에 반영이 되는지를 물었다. 젊은 간호사는 원장선생님께 여쭤보아야
한다고 내려가더니 다시 올라와서 이게 되는 병원이 있고 안되는 병원이 있는
데 우리 병원은 힘들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회복실에 와서 짐을 챙기고 있는
데 수간호사가 다시 들어와 출생증명서를 건네며, “헌혈증서를 두 장 뺐어요.”
한다. “네?” 어리둥절 한 나에게, “조금 전 혈액원에 알아보니, 헌혈증서를 사
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서 두 장을 뺀거에요.” “그럼 계산에 반영되는 거란
말씀인가요?” “네, 헌혈증서를 제대로 쓰신거에요.”하며 웃는다. 나중에 들어
보니, 아내의 경우처럼 수혈하는 경우가 드물어, 헌혈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지
잘 몰랐던 것이다. 조금 후, 떠날 준비를 마친 나는 입원비를 내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는데, 접수계에 수간호사가 헌혈증서를 들어보이며, “이게 12만원어치에
요.”하며 웃는다. 옆에 있던 간호사가 “어머 그래요? 그럼 나도 헌혈 계속해야
겠네.”한다. 헌혈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 늘 즐거운 한빛.